희망버스 - 희망을 넘어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나아가야!!!
“전국에서 오신 희망버스 승객 여러분, 여러분들이 계신데 제가 뭔들 못하겠습니까. 희망의 버스는 모든 소외당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향한, 새로운 희망이고 미래를 향한 힘찬 출발입니다. 쌍용차, 유성기업을 비롯한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장애인들, 성적소수자들, 철거민, 학생, 강정마을의 모든 희망을 싣고 달려야 합니다. 더 이상은 불의에 침묵하지 않음을, 불의한 권력에 굴종하지 않음을 당당하게, 자유롭게, 신명나게, 화끈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중간생략) 우리 결국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지난 7월 9일, 2차 희망버스를 타고 내려간 사람들이 부산역에서 집회를 마치고 영도다리를 건너 한진중공업 근처에 이르렀을 때 김진숙 동지가 전화상으로 연설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비가 억수같이 내려부었지만 전국에서 195대의 버스가 부산으로 향했다. 화물현장노동자회 역시 다수의 회원들이 투쟁에 참여했다. 작년 12월 한진중공업 사측이 영도조선소 전체 조합원 1200여명 가운데 30%가량인 400명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정하면서 투쟁이 시작되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같은 달 20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사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230명을 제외한 170명을 지난 2월 정리해고하면서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그리고 6월 12일, 1차 희망버스가 조직되었고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진숙 동지가 85호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지 185일이 되는 시점에 2차 희망버스가 부산에 도착했다. 이것이 현 시점까지 진행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투쟁의 겉모습이다. 우리는 한진중공업 투쟁과정에서 현장이 용역들과 공권에 의해 유린당해도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하는 민주노총을 보며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말도 않되는 협상에 서둘러 도장을 찍고 한진중공업 동지들을 살리기 위해 연대한 수많은 동지들을 외부세력 운운하며 오히려 적대시하는 어용집행부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금속노조를 보며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지난 6월 12일, 그리고 7월 9일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대공장 정규직 남성 노동자들만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침이 없어도, 운동의 진정성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무장한 사병들의 폭력에 맞서 거침없는 직접행동과 집단적인 협력을 통해, 웃음과 울음을 통해, 노래와 시와 그림과 율동을 통해 하나되는 모습을 보았다. 운동의 관성에 젖어 있는 노동자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만드는 계기였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이 투쟁의 한계를 보았고 뛰어넘어야 할 과제를 떠 앉았다. 김진숙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이 한진중공업 투쟁을 대표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정리해고 분쇄투쟁을 전국적으로 알려내고 조직하는데 김진숙 동지가 너무나 큰 역할을 한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김진숙 동지가 승리의 기쁨을 안고 자기발로 85호 크레인을 내려올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한다. 하지만 2차 희망버스를 참가하면서 아쉬움과 가슴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다. 2차 희망버스에 참가한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김진숙을 연호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너무 하나의 대상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 85호 크레인에 올라 있는 김진숙 동지뿐만 아니라 수많은 김진숙이 있다. 수많은 박창수와 김주익이 있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분쇄투쟁은 단지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지난 9일, 김진숙 동지가 말했듯이 희망의 버스는 모든 소외당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향한, 새로운 희망이고 미래를 향한 힘찬 출발이어야 하며 쌍용차, 유성기업을 비롯한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장애인들, 성적소수자들, 철거민, 학생, 강정마을의 모든 희망을 싣고 달려야 한다. 희망은 자신이 바라는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나 예측을 의미한다. 이제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새로운 감수성과 감성적 연대를 뛰어넘어야 한다.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위의 김진숙을 뛰어넘어 이 시대의 수많은 김진숙과 연대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김진숙 동지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이후 3차, 4차 희망버스가 계속해서 조직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벽을 허물고 감성적 연대를 넘어 강력한 투쟁으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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