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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정상회의, 노동자민중에게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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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물처럼~ 2010. 12. 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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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정상회의가 끝난지도 한 달여가 훌쩍지나고 있다.

건설노조기관지에 G20에 관한 기사를 써달라고 하기에 고민하다 몇자 적어보았다.  

 

 

 

 

 

G20 서울정상회의, 노동자민중에게 과연 무엇인가?

 

지난 11월 11,12일 양일간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렸다. 도심 곳곳에 G20 성공적 개최를 희망하는 “위기를 넘어, 다 함께 성장” 이라는 대형현수막이 걸리고 회의장 주변에는 계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경찰병력이 투입되어 회의장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이번 서울정상회의를 환율문제 등 세계경제의 까다롭고 중요한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G20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주요 20개국 모임으로 번역되는 G20은 1999년에 만들어졌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국가 간의 경제 및 금융에 관한 정책 및 동향, 현안에 대한 정보교류 및 대화를 확대하고, 세계경제 성장과 안정을 위하여 지속적인 협력을 증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립 목적을 밝히고 있다.

 

 

G20은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갖는다. 하나는 현재 세계경제의 위기에 대한 선진국들의 대응방안이다. 세계경제위기로 인한 자본간, 국가간의 대립과 경쟁을 일정정도 해소하는 한편, 강대국 중심의 착취와 수탈을 더욱 강화하고 그 이익을 분배할 초국적 컨소시엄(원조를 제공할 국가들이 모여 개발도상국에 대한 차관을 공여하는 것으로 채권국 회의라고도 함)으로서의 기능이다. 또 하나는 전면화된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크고 작은 형태의 계급투쟁을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지배체제를 새롭게 갱신하기 위한 전위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G20이 열리는 기간 동안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이명박 정권은 올해 4월 초에 G20 경호안전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노점상과 노숙자,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심지어 합법적인 1인 시위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회의장 주변인 강남은 계엄령을 방불케 했다. 발파작업을 해야 하는 건설현장에서는 회의가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공사를 중단하고 폭약의 뇌관을 다 수거했으며, 회의장 주변인 강남은 아예 회의기간 동안 공사를 중단했다. 건설노동자들은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심지어 정상회의가 열리는 강남 코엑스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공개 프로포즈를 했던 청년은 G20 경호안전특별법을 어겼다며 경찰서에 연행되는 웃지못할 황당한 일마저 벌어졌다.

 

 

이렇게 온갖 호들갑을 떤 G20이 과연 성과적인 회의였을까? G20 서울정상회의 주요 의제는 환율문제, 금융규제, IMF(국제통화기금) 개선 등이다.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환율과 경상수지 목표제는 지난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원론적인 선언에서 단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저소득국가 개발 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정망 구축 등의 ‘코리아 이니셔티브’, 금융규제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의 의제들에 대한 합의 역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투자에 관한 부속 합의서를 보면 일부 선진국의 새로운 투자처로 아시아 개도국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곧 개도국들의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하는 것이다. IMF 개혁에 대해서도 오히려 노동자 민중들의 착취와 수탈의 주범인 IMF의 자본금을 두 배로 늘림으로써 수탈구조를 강화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서울정상회의는 정치적 수사만 난무하고 실속은 전혀 없는 속빈 강정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G20을 포함한 자본은 현재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금융규제 강화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각종 사회복지예산을 축소하고 노동자들의 정년을 연장하여 노후 연금혜택을 줄이는 등, 오히려 노동자 서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언론은 G20 서울정상회의만 끝나면 곧 선진국이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한편으로는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격 향상, 수 십 조원의 경제효과, 참가국 모두를 만족시키는 획기적인 중재안 등을 거론하면서 호들갑을 떨던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들은 회의가 끝난 뒤에는 신기할 정도로 조용하다. 심지어 외국 언론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생효과 까지 포함한 경제효과가 450조에 달한다고 떠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다물고 있다. 관광객 증가를 자랑스럽게 얘기했지만 수많은 관광객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G20 서울정상회의는 G20이 결코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이제 우리는 전 세계적인 경제공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위기라는 것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나아가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려는 G20을 반대해야한다. 노동자 민중이 스스로 세계와 역사, 정치와 사회의 주체로 나서는 것만이 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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