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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여자 월드컵 한국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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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물처럼~ 2010. 9. 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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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했다고 난리다. FIFA인정 공식국제대회 첫 우승이라고 떠들석하다. 대단한 일이다. 기분좋은 일이기도 하고.. 문득 월드컵이라는 환상에 젖어 사는 우리네 모습을 보며 옛날에 쓴 글을 찾아봤다.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 - 그 속에 그들은 없었다.

 

 

 

 

지난 6월 11일 전 세계적인 축구 이벤트인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누군가에게 월드컵은 4년을 기다린 열정의 시간이겠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중요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재앙일수도 있는 것이 바로 월드컵이다.

 

 

 

 

 

2002년 월드컵은 일찍이 없었던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8년의 시간이 흘렀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온 나라가 다시 붉은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월드컵은 이미 스포츠 문화를 넘어 자본의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돌변한지 오래다. 이번 월드컵도 축구경기 자체보다도 대기업의 상품경쟁이 더 치열하고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자본은 연예인들 까지 동원해 월드컵거리응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서울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4거리, 영동대로를 거대한 상품시장과 광고판으로 만들고 있다. 온 나라의 주요 대도시 길목과 거리곳곳, 심지어 지하철 역사 안까지 온통 붉은색의 월드컵 광고와 기업체의 로고로 뒤덮이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위축된 소비를 회복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자본의 흑심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지금 월드컵 이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축구 이외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함성 뒤로 수많은 사회문제들이 은폐,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은 뉴스에서 조차 사라진지 오래이며, 4대강 문제도 주변 뉴스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포장 뒤로 민중들의 생존권과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은 파묻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일들은 예견되고 있었다.

 

 

 

 

월드컵이 열리기 10일 전인 6월 1일부터 군포시 당동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조합원들이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불법도급 철폐와 직접고용, 유보임금 단축'등을 요구하며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중서부건설지부는 하청인 정박건설과 단체협약 조인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었으나 원청인 경남기업의 부당한 개입으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체 지금까지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당동 현장에서는 고질적인 임금체불일 발생하고 있고,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노동부 안양지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디 이 뿐인가?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지난 6월 11일, 46살의 전기원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한달 상간에 배전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조 조합원이 4명이나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건설노조에서는 그동안 계속해서 한국전력과 정례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전은 직접당사자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거부하고 있다.

 

더구나 6월 18일에는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국전력간 간담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한전 배전협력회사 운영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운영방안의 핵심은 예산 및 보유인원 축소이다. 예산을 줄이고 사람을 줄이는 것도 모자라 전기원 노동자들에게 개인 벌점제도까지 도입한다고 한다. 공공기관인 한국전력에서 오히려 노동강도를 높이고 산재사고를 양산하는 등 극심한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권과 자본은 가증스럽게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들먹이며 태극기를 치켜들고는 우리에게 애국을 강요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강요된 애국이고 자본의 애국이다. 특히 우리는 4년마다 찾아오는 주기적인 애국을 경계해야만 한다. 우리가 그들의 이윤창출을 위한 철저한 도구가 되길 원하면서도 국민과 민족을 외쳐대는 자본과 정권의 모습은 참으로 어처구니없어 보인다.

 

 

스포츠란 같이 즐기는 것이다. 그것은 이기고 지는 것을 초월한다. 승리하면 기분이 조금 더 좋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세계를 상대로 상대방을 무찌르러 나간 것이 아니다. 월드컵이란 행사에 동참하고 우리의 기량을 알리러 나간 것이다.

 

 

 

 

 

지금의 월드컵은 더 이상 열린 축제도, 모두가 하나 되는 공간도 아니다.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이라는 구호를 떠들어 대고 선전하고 있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속에 노동자 민중은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환상 속에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투쟁은 철저히 외면되고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우리가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치고 응원하며 즐기는 월드컵! 그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유니폼, 축구화, 공 등 경기용품이 아시아 재개발국가 어린아동들의 착취된 노예노동으로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한민국이 '대한민국'보다 결코 더 중요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에는 '대~한민국'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축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는 축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분명 더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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