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경유가,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인가!
경유가격의 고공행진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4월 12일 현재, 전국 경유가 평균가격이 1784원(오피넷 참조)을 기록했다. 또한 한국에서 수입하는 원유 중에 비율이 가장 높은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베럴당 116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리비아의 내전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중동지역의 민주화 시위 등, 정정불안으로 인해 국제유가 폭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석유 수요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석유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제조업뿐 아니라, 운송업이나 건설기계장비 역시 비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유사들은 국내 기름 값을 100원 인하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도 지난 4월 6일 유가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유가안정대책의 핵심은 석유업계의 경쟁을 촉진하고 거래가격을 공개해 유가를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온라인 석유시장 설립, 주유소의 석유제품 혼합판매 허용, 자가폴 주유소(흔히 '무폴' 주요소라고 불리며 특정 정유사가 아니라 여러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받아 판매하는 곳)의 석유공동구매 지원, 석유수입업 활성화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들 대책은 과거에도 시도했다 실패했던 정책이 대부분이어서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유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금은 손대지 않고 건설기계장비, 화물트럭, 농어민, 화훼농가 등 기름에 의존해 온 서민들의 지원책은 전혀 없어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정유사들이 기름 값을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전국 주유소들 중 기름 값을 인하한 곳은 20% 정도밖에 안되고, 그 중에서도 절반 미만만 100원 가량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조차도 특정 카드를 사용할 때 적립금 형태로 할인해 주는 형식이었다. 그야말로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석유제품의 절반에 육박하는 유류세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시장가격의 인하는 절름발이 대책에 불과한 것이다. 지난 2월 17일 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2010년) 유가 폭등으로 4조원의 세금을 더 거두어들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욱이 기가 막힌 것은 2012년 12월까지 한시적인 세금이었던 유류세를 슬그머니 2020년까지 연장한 것이다. 4대강 사업 등 삽질사업으로 인한 세수적자충당 뿐만 아니라 4대 메이저 정유사에 대한 이윤보장을 서민들의 얄팍한 호주머니를 털어서 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유가와 관련 "정부 계획은 두바이유 기준 130달러가 넘을 때 유류세에 대한 검토를 하게 돼 있다"며 "유류가격 추이를 보면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류세에 대해서는 손대지 않겠다는 본심을 내비친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석유제품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와 석유시중가격의 인하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만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번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현시점에서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만 할 것이다. 유가 폭등은 우리 건설노동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사용자들과의 교섭을 통해 회사에서 기름을 넣어주는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이 기름의 상당수가 보일러등유라는 것은 건설기계노동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사실상 불법인 것을 알고도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정상적인 경유를 회사에서 주유할 경우, 원가 상승을 이유로 운반단가를 깎으려 들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거리 감소로 인하여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노동자들의 삶에 경유가 폭등은 운반단가의 실질적인 하락을 불러오면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듯 지금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삶은 3중고(일거리 감소, 경유가 폭등, 이로 인한 운반단가 인하 예상)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도 건설기계장비의 운반단가는 물가 인상율에 비추어볼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경유가 폭등을 이유로 사용자들의 운반단가 인하요구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을 반드시 강구해야만 한다. 우리 건설노동자들도 기름 값 인상 등을 이유로 사용자들이 운반단가를 낮추려고 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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