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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자본의 횡포에 맞선 작지만 강렬한 싸움- 영화 "또하나의약속"

길, 떠남, 회상, 그리고...

by 강물처럼~ 2014. 2. 1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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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 씨와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또 하나의 가족>26일 개봉되었다. 삼성 자본의 실태를 그려내는 이 영화는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가 클라우드 펀딩을 비롯한 제작두레 형식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시사회를 통해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또 하나의 약속>26일 개봉 당시, 높은 예매율과 달리 적은 수의 개봉관과 개봉예정이었던 대형 개봉관이 개봉을 포기하는 등, 삼성의 외압설과 갖은 루머가 재기되었다. 이번 주 부터는 개봉관이 2배로 확대된다. 그리고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또 하나의 약속>의 흥행은 삼성 자본의 실태를 폭로하고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빠가 원한 꼭 풀어줄게, 약속할게.”

 

영화 소개

스무 살 여린 딸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한 아버지의 인생을 건 재판!

천만이 가슴으로 들어야 할 기적같은 실화가 공개된다!

 

강원도 속초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상구(박철민)는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평범한 아버지다. 상구는 딸 윤미(박희정)가 대기업에 취직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한편으론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남들처럼 대학도 보내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 오히려 기특한 딸 윤미는 빨리 취직해서 아빠 차도 바꿔드리고 동생 공부까지 시키겠다며 밝게 웃는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윤미는 큰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 나이에 가족 품을 떠났던 딸이 이렇게 돌아오자 상구는 가슴이 미어진다.

 

"왜 아프다고 말 안 했나?"

"좋은 회사 다닌다고 자랑한 게 누군데! 내 그만두면 아빠는 뭐가 되나!"

 

자랑스러워하던 회사에 들어간 윤미가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자, 힘없는 못난 아빠 상구는 상식 없는 이 세상이 믿겨지지 않는다. 상구는 차갑게 식은 윤미의 손을 잡고 약속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내 딸, 윤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아빠가... 꼭 약속 지킬게

 

 

 

감독 인터뷰

2011년 여름, 신문기사를 읽다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속초의 택시기사 황상기씨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황상기씨는 고등학교 졸업반인 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반도체 회사에 보내고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하지만 딸은 2년 만에 백혈병에 걸려 돌아왔습니다. 황상기씨는 딸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했다는 것, 그리고 그 회사에서 딸과 같은 병을 얻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병마와 싸우던 딸은 병원으로 향하던 황상기씨의 택시 뒷좌석에서 세상을 떠납니다. 황상기씨는 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 모두가 말립니다.

기나긴 싸움 동안 주위의 만류와 회사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틴 황상기씨는 마침내 재판에서 승소판정을 받아냅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평범한 속초의 택시기사가 해낸 것입니다. 그것은 작지만 큰 승리였습니다.

이 싸움의 과정 자체가 제게는 너무 큰 감동이었습니다. 과연 이 소재를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속초로 황상기씨를 찾아 갔습니다. 대화하는 동안 그 분의 삶과 사연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꼭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그렇지만 모두들 영화 제작을 말렸습니다. 누가 영화에 투자할 수 있겠으며, 또 누가 그 영화에 출연하겠냐, 한마디로 영화제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황상기씨의 사연에 감동받은 뛰어난 영화 배우들과 스탭들이 돕겠다고 나섰고 몇몇 후원자들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제작비가 모자라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고통을 당한 그들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자, <또 하나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 김태윤 <잔혹한 출근, 2006>연출, <용의자 X, 2012> 각본, <인사동 스캔들, 2009>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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